로빈후드 (Robin Hood, 2010)

ⓒ Universal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서구사회에서 로빈후드의 캐릭터는 백성들의 편에서 싸우는 의적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오랜시간동안 사랑받아왔으며 20세기 이후부터는 서구사회를 벗어나 전 세계의 대중들에게도 사랑받는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백성들을 수탈하는 부패한 중앙정부와 관리들에게 대항하는 의적의 이야기는 로빈 후드가 아니라도 동서양의 모든 나라에 하나씩은 있는 이야기로서 백성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로 부정한 재물을 빼앗아 백성들에게 나누어주는 의적의 이야기는 힘든 현실을 사는 백성들에게 한 가닥 희망을 주는 역할을 하였다.

시대별로 제작된 로빈 후드 영화들은 당대의 최고의 감독과 최고의 배우들의 투입되어 기술적으로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고 제작당시의 가치관이나 변화된 사회상이 반영되어 이야기가 전개되면서도 오랜세월동안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었는데 로빈후드는 최고의 궁사인 록슬리 가문의 귀족으로서 사자왕 리처드를 지지하는 정치세력을 대표하여 반대세력인 존 왕자, 노팅엄의 귀족세력과  대립하고 왕실의 인척인 마리안과 사랑하는 사이로 셔우드 숲을 기반으로 백성들을 규합하여 투쟁하다가 영국으로 귀환한 사자왕 리처드의 정치적인 영향력으로 승리한다는 스토리가 로빈후드 영화의 기본적인 스토리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스토리는 영화가 탄생하기 이전 동화나 소설작품으로 이어져오던 로빈후드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여 영화에서도 문학작품의 연장에서 로빈후드의 이야기들이 전개되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로빈후드의 이야기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이나 사자왕 리처드 사후 중년의 로빈과 마리안의 이야기, 예루살렘에서 로빈과 만난 무어인이 로빈후드를 돕는다는 설정으로 흑인이 등장하는 로빈후드 영화가 제작되는 등 기존의 스토리에서 파격적인 설정들이 추가되었다.

2010년 거장 리들리 스콧은 이전의 영화들에서 사용된 스토리를 과감하게 버리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창조한 <로빈후드>를 관객들에게 선보이면서 당시의 역사적인 사실을 토대로 노팅엄과 셔우드 숲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전개되던 이야기를 확장하여 영화의 공간을 프랑스와 런던을 중심으로 한 영국전역으로 확장시켰으며 로빈후드를 후원하여 존 왕자와 노팅엄의 귀족세력과의 대립구도에서 로빈후드가 승리하는데 정치적인 힘을 실어주는 사자왕 리처드가 영화초반 사망함으로서 로빈후드는 기존의 국왕의 정치세력이 아닌 새로운 정치세력의 도움을 받는 존재로서 설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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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로빈후드가 록슬리 가문의 귀족이 아닌 평민출신의 궁수인 로빈 롱스트라이드(Robin Longstride)로 등장하여 이제까지의 로빈후드가 귀족출신의 남자로 신기의 활솜씨와 무술실력을 가진 인물로 그려진데 반하여 2010년의 <로빈후드>는 사자왕 리처드의 십자군원정에 참여한 군인으로 왕에 대한 충성심으로 전쟁에 참가하였지만 국왕의 오판으로 의미 없는 전쟁에 참여하였음을 자각하고 역사의 흐름속에서 시대가 원하는 지도자로 성장하는 캐릭터로 새롭게 창조되었고 왕실의 여인으로 귀족출신인 로빈후드와 사랑에 빠지는 마리안은 록슬리 가문의 아들과 결혼하여 십자군 전쟁에 참전한 남편을 10년 동안 기다리며 집안을 지키는 강인한 여성으로 그려지며 로빈후드의 동료들도 관리들의 가혹한 수탈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셔우드 숲으로 도주하여 활동하는 도적출신이 아닌 사자왕 리차드의 십자군 전쟁에 참전한 직업군인으로 설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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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배경은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이전보다는 거대한 규모의 이야기가 전계되는데 역사속에서 사자왕 리처드와 그의 동생 존 왕과 대립하는 프랑스의 필립2세가 로빈후드와 영국의 공동의적으로 모든 갈등을 야기하는 음모의 중심으로 등장하고 로빈후드와 존 왕의 대립도 가혹한 수탈로 백성을 억압하는 기존의 이야기에서 탈피하여 형의 죽음이후 정식으로 왕위에 올라 국왕으로서 강력한 왕권을 휘두르려는 존 왕과 왕이 함부로 권력을 휘두르지 못하도록 시민들의 동의를 얻은 귀족세력이 왕과 대립하는 설정을 통하여 영국의 마그나카르타(Magna Carta)[각주:1]의 탄생과정을 영화속에서 우회적으로 표현하면서 이러한 역사적인 상황의 중심에서 로빈후드가 백성들의 지지를 얻으며 지도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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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감독과 각본을 쓴 브라이언 헬겔랜드는 당시 영국의 정치, 사회, 외교적인 상황에 맞추어 역사적인 인물들과 가공의 인물들을 함께 등장시키면서 기존의 이야기에서 확장된 로빈후드의 이야기를 창조하였고 로빈 롱스트라이드역의 러셀 크로우와 마리안역의 케이트 블란쳇은 영화속에서 새롭게 제시된 로빈후드와 마리안의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하여 연기하였으며 2010년의 <로빈후드>는 영화속의 이야기가 스토리의 도입부에 해당하여 최근 영화의 제작관행처럼 시리즈물로 제작될 가능성이 높아 로빈후드와 존 왕의 갈등구조가 본격적으로 그려질 차기작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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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에서 사용된 포스터와 스틸은 인용을 위하여 사용되었으며, 이미지의 권리는 Universal Pictures.에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1. 대헌장(大憲章)이라고도 불리며 1215년 6월 15일 존 왕이 런던 시민의 지지를 얻은 귀족들의 강요에 의하여 서명한 문서로, 국왕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문서화하기 시작하여 전제 군주의 절대 권력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본문으로]
Posted by 트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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